갑상선암을 진단받고 주변에 암인 것을 알리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그건 암도 아니래. 수술 안 해도 된다던데" 이 말이 대부분 많더군요. 전 위로의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인데, 암 당사자가 듣기에는 매우 거북한 말이었습니다. 세상에 쉬운 암은 어디있을까요? 세상에 쉬운 암은 없습니다. 정말이지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갑상선암을 진단받으신 모든 분들 응원합니다!
목차
갑상선암 입원준비
갓 돌지난 아이를 두고 3박 4일을 입원하려니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일단 저의 암진단으로 인하여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을 입학했습니다. 너무 미안했지만 제가 건강해야 아이도 돌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일단 다른분들의 이야기들을 참고해서 입원준비물을 준비했습니다. 일반적인 것들은 다들 잘 준비하실 테니 제가 입원하고 정말 필요했던 것들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수술방법에는 목을 절제하는 방법과 로봇이 수술하는 방법이 있는데, 로봇이 수술할 경우 겨드랑이를 절제해서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전 목으로 절제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실제 눈으로 보고 수술해야 아무래도 암세포 제거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저의 판단에서였습니다. 이것도 환자선택의 몫입니다.
목으로 절제하는 수술을 선택하다보니 목을 뒤로 젖히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물을 마실 때 빨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앞으로 ㄱ자로 꺾이는 빨대를 준비하세요. 텀블러에 빨대 꽂아서 사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귀마개도 전 필요했습니다. 아무래도 수술 후 잠을 자야 좀 진통을 잊을 수 있는데 다인실일 경우 여러 명의 환자가 함께 있다 보니 보호자들도 있고, 간호사가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소음이 많습니다. 귀마개 추천드리고, 슬리퍼는 꼭 가져가세요. 그리고 제가 수술했던 병원에서는 지급되었지만 지급이 안 되는 병원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거즈! 꼭 챙기세요.
수술 전부터 장시간동안 물도 포함한 금식에 들어갑니다. 수술까지 마치고 나오면 엄청 건조하며 목이 마릅니다. 하지만 물은 5-6시간 정도 후부터 마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생수물을 적신 거즈를 입술에 물고 있음 좀 낫습니다. 제가 수술했던 때는 코로나가 아니라 상관없었지만, 요즘은 코로나라 입에 물을 거즈를 병원에서 달라고 하면 안주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후에 병원매점에서도 판매하지만 대량을 비싸게 팔더라고요. 미리미리 약국에서 소량구입해서 가세요. 몇 시간만 쓸 것이라 많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목에 걸치는 베개있죠. 목을 뒤로 젖히는 게 불편하기 때문에 앉아서 뒤로 기댈 때 있으시면 약간 편안합니다. 참고하세요. 그리고 자잘한 휴지, 물티슈, 세면도구 등등은 알아서 챙기실꺼 같아서 안 적을게요.
그리고, 수술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필요한 물품은 미리 해외구매사이트를 통해서 구매해 두었습니다. 수술 후 수술부위가 햇빛에 보이면 수술부위에 색이 변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목이다 보니 좀 걱정이 돼서 목에 붙일 밴드와 집에 있을 때 바를 약을 미리 구매해 두었었어요. 국내에도 좋은 제품이 많긴 하지만 그 당시에 환자들이 많이 애용했던 제품으로 구매했었습니다. 그리고 목스카프도 사두었었어요. 밴드 붙이고 그 위에 스카프로 좀 가리고 다녀었습니다.
갑상선암 수술 전 검사
수술전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습니다. 검사니 크게 걱정하지 않고 혼자 갔습니다. 하지만 전 그러면 안 됐었어요. 초음파실에서 초음파검사하고, 피검사하고, X-RAY로 찍고 이것저것 검사하고 CT를 찍으러 갔습니다. 예전에 자궁에 CT를 찍어본 것 같은데, 너무 오래전 일이라 부작용 같은 것은 없었다고 표시하고 검사하러 들어갔습니다.
조영제 알레르기 위급상황
링거를 꽂고 기다리니 TV에서 자주 보면 큰 기계에 제가 들어가는 그런 검사실이더라고요. 링거에 조영제를 투여하고 기계에 들어가서 찍었습니다. 조영제가 투여되니 온몸이 따뜻한 무언가가 도는 것처럼 찌릿하고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검사는 약 5분정도 진행된 것 같은데요. 검사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는데, 갑자기 목이 조여오는 겁니다. 숨을 못쉬겠고, 몸이 간지럽고 얼굴이 빨개지고 하더라구요.
바로 탈의실에서 나와 간호사에게 가니 급하게 팔에 주사를 투여하더라고요. 침대에 누워 잠시 안정을 취하고나니 점점 괜찮아져 갔습니다. 간호사말이 제가 조영제 알러지가 있는 체질이였다는 겁니다. 큰일 날뻔 했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목이 막히면서 숨이 안 쉬어지더라고요.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수술 전 검사에 CT는 들어가는 필수검사이니 예전에 CT검사를 안 해봐서 조영제 알레르기를 모르시는 분들은 꼭 보호자와 함께 가세요. 전 병원 안에서 증상이 나타나서 다행이었습니다.
검사 후 며칠뒤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호흡기과진료를 받으러 와야 한다는 겁니다. X-RAY 찍는 것에서 호흡기과 진단이 나와야 수술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또 놀라서 병원에 갔습니다. X-RAY에서 폐가 무언가 보이는데 어릴 때 폐렴에 걸린적에 있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잘 모르겠지만 어릴때 걸렸던 것 같다 하니 수술에 이상을 주는 건 아니지만 의사의 이상 없다는 소견서가 들어가야 수술이 된다더라고요. 정말 수술까지 들어가는 게 참으로 복잡하더라고요. 다행히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귀가한 기억이 있습니다. 저처럼 전화를 받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 놀라지는 마세요.
이렇게 해서 갑상선암 수술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다음은 수술과 입원후기에 관하여 적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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